식물 유전자교정 원천기술과 관련한 지식재산 권리를 100건 이상 확보했다고 밝힌 눌라바이오(NullaBio)가 이 기술을 글로벌 종자기업에 공급하는 ‘종자의 퀄컴’ 사업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눌라바이오가 밝힌 100건 이상에는 자체 특허와 글로벌 통상실시권이 포함된다. 2022년 4월 김재연 대표가 설립한 이 회사는 2026년 10월 현재 글로벌 농업기업과 유상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다.
퀄컴은 반도체·통신 기술 지식재산을 사업화하는 기업이다. 눌라바이오는 이 모델을 종자 산업에 빗대어 품종을 파는 대신 품종 제작 기술을 여러 작물과 종자기업에 공급하는 방향을 목표로 한다.
권리: 100건 이상의 지식재산과 두 개의 핵심 기술
눌라바이오의 중심 기술은 두 가지다. 하나는 초고효율 프라임 에디팅(Ultra Prime Editing) 기술인 UtPE이고, 다른 하나는 아그로박테리움의 기능을 개선해 형질전환 효율을 높이는 SuperAgrobacterium이다. 회사는 자체 특허와 글로벌 통상실시권을 포함해 지식재산 관련 권리를 100건 이상 확보했다고 밝혔다.
두 기술은 학술지에도 발표됐다. 2024년에는 토마토와 애기장대의 정밀 유전자교정 연구가 Nature Plants에, SuperAgrobacterium 연구가 Horticulture Research에 실렸다. 이어 2026년 1월에는 Nature Communications에 UtPE 연구가 발표됐다. 이 연구에서 토마토 특정 유전자 위치의 편집 효율은 기존 비교 시스템 대비 3.39~8.89배였다.
SuperAgrobacterium은 유전자교정 도구를 식물 세포에 전달하고 식물체를 얻는 과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기술이다. 눌라바이오는 이 기술을 in planta 형질전환 기술과 결합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의 복잡한 조직배양 과정에 드는 시간과 노동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연구자 배경: 20여 년 연구와 논문 153편
김재연 대표는 경상국립대학교에서 2003년부터 식물 유전자교정을 연구해 왔다. 연구 기간은 20여 년이고,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은 153편이다. 공동창업자인 정진희 박사는 연구팀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지방 대학에서 출발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방 대학에서 출발한 기술이 세계 농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업화 경로: 기술 공급과 파트너 제품화
눌라바이오가 품종 판매 대신 기술 공급을 택한 이유는 토마토 한 품종을 시장에 내놓는 것보다 기술을 다양한 작물에 적용하는 데 더 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유전자교정 기술과 지식재산에 집중하고, 생산·유통은 파트너와 협력하는 구조를 취한다. 연구 기반 스타트업이 개발부터 대규모 생산·유통까지 맡으려면 상당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업화는 두 방향으로 구상하고 있다. 고루테인 토마토와 산업용 헴프는 현지 파트너와 제품화하고, 콩 등은 종자기업에 원천기술을 공급하는 구상이다.
기술이전을 염두에 둔 검증은 이미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농업기업과 유상 개념검증을 하고 있으며, 회사는 글로벌 기업이 비용을 지불하고 평가에 참여한 사실과 정식 기술이전 계약이 체결됐다는 것을 구분하고 있다. 다양한 작물에서 성능을 재현하고 정식 기술이전 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플랫폼의 상업적 가치를 가를 관건이다.
제품 사례: 고루테인 토마토
눌라바이오가 개발한 고루테인 토마토는 루테인 고함량 토마토다. 연구팀이 확보한 계통의 루테인 함량은 특정 비교군 대비 11.4배였다. 회사가 자체 조사한 결과 소비자 709명 가운데 83%가 구매 의사를 나타냈다.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는 이 토마토가 신규 식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비공식 검토 의견을 줬다. 눌라바이오는 정식 판정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종자 생산·재배·유통을 맡을 파트너를 확보하며 북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재원과 향후 일정
눌라바이오는 정부 연구과제 4건을 수주했으며, 총 규모는 18억 9,000만 원이다. 2024년에는 8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고, 현재 프리시리즈A 투자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18개월 동안 북미 실증, 기술 고도화, 규제 대응, 글로벌 사업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북미 시장 진입은 2028년을 목표로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