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바이오로직스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 GB910의 기술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송동호 대표는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전후를 기술이전 시점으로 잡았고, 개발 중인 후보물질을 제약사와 공동개발하거나 상업화 권리를 이전하는 것이 회사의 주요 사업모델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설립된 이 단백질 신약 개발사는 미국 IND 제출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회사의 핵심 물질은 sGal-9이다. 체내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 갈렉틴-9(Galectin-9)을 의약품 개발에 적합하도록 개량한 안정화 재조합 단백질이다. 회사는 설립 당시 관련 물질특허의 권리를 확보했다. 송 대표는 전 녹십자·LG화학 바이오의약품 개발 담당이자 전 바이오씨앤디 대표이사다.
활막세포를 겨냥한 sGal-9
GB910이 겨냥하는 것은 섬유아세포양 활막세포(FLS)다. 관절 활막의 세포로, 염증 지속과 연골·뼈 손상에 관여한다. 회사는 sGal-9으로 이 세포의 증식과 이동을 억제하는 접근을 택했다.
개발 배경에 대해 송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기존 치료제는 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나 면역 반응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기존 치료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거나 효과가 지속되지 않는 환자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이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하려면 염증을 조절하는 접근과 함께, 관절 손상에 관여하는 병적 세포 자체를 제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이 접근을 뒷받침한 것은 공동연구였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김완욱·유승아 교수팀과 연구를 진행했고, 결과는 2025년 국제학술지 Molecular Therapy에 발표됐다. 연구에서 sGal-9은 활막세포 표면 분자 CD44에 작용해, 활막세포의 생존·증식·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MIF의 신호를 억제하고, 활막세포의 증식과 이동도 줄였다. 동물모델에서는 관절 손상이 감소했다. 콜라겐 유도 관절염(CIA) 모델에서는 기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에타너셉트, 토파시티닙에 견줄 만한 관절염 완화 효과가 보고됐다.

다만 송 대표는 동물실험 결과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비임상 시험에서 관찰한 결과가 실제 환자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치료 효과와 안전성은 임상시험에서 검증해야 합니다. 임상에서 입증된다면 기존 치료제로 질환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생산공정 확보와 품질 자료
회사는 2020년 sGal-9 제조공정을 확립했고, 2024년에는 GMP에 따른 생산을 마쳤다. 송 대표는 품질과 공정이 사업화의 전제라고 말했다.
“우수한 후보물질이라도 안정적인 품질과 생산공정을 확보해야 실제 의약품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단백질 의약품 평가에 대해서는 생산공정의 일관성, 제형의 안정성, 반복투여에 따른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비임상 독성시험, 임상용 제조, 품질 자료는 규제기관 협의 결과에 따라 보완할 예정이다.
사업화 경로: IND 제출 전후 기술이전
GB910의 기술이전 시점은 IND 제출 전후로 정했다. 송 대표는 시점별 장단점을 이렇게 말했다.
“이른 시점에 협력사를 확보하면 자금과 개발 위험을 분담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비임상 근거와 제조, 품질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 뒤 협상하면 더 유리한 사업화 조건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임상 진입 근거를 갖춘 후보물질과 그렇지 않은 후보물질 사이에 글로벌 제약사가 평가하는 가치 차이가 크다는 판단도 시점 설정에 깔려 있다. 그 대신 IND 제출까지 GMP 생산과 독성시험 비용은 회사가 직접 조달한다.
2024년 이후 복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개별 협의를 이어 오고 있다. 다만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회사는 BIO USA, BIO Europe 등 국제 바이오 파트너링 행사에도 참가했다.
후속 파이프라인과 지원 사업
후속 후보물질도 있다. GB930은 전신홍반루푸스 치료제 후보물질로, 2023년 코오롱제약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현재 글로벌 사업개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GB950은 지식재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외부 협력과 대외 평가, 정부 지원도 이어졌다. 2025년 11월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BIOHealth)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같은 달 한국BMS제약이 서울시·서울바이오허브와 진행한 서울-BMS 이노베이션 스퀘어 챌린지에서 우승 기업으로 선정됐다. 정부 사업으로는 2025년에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2026년에는 스케일업 팁스에 선정됐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사업 K-VIP에도 이름을 올렸다.
경영진은 강미숙 최고기술책임자(CTO, 위스콘신대학교 약리학 박사), 조시형 최고운영책임자(COO), 최태정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맡고 있다.
해외 임상 진입과 장기 목표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Pre-IND 사전협의를 준비 중이며, GB910 미국 IND 제출 목표 시점은 2027년 4분기다. 실제 일정은 시험 결과와 규제기관 요구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송 대표는 진행 상황을 확인할 기준도 제시했다.
“단백질 의약품은 생산공정의 일관성, 제형의 안정성, 반복투여에 따른 안전성과 면역원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진행 상황은 Pre-IND 미팅 완료, 반복투여 독성시험 착수, 기술이전 계약 체결 여부를 기준으로 확인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는 sGal-9을 여러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송 대표는 “활막세포를 직접 표적하는 새로운 기전을 류마티스 관절염 임상에서 먼저 입증하고, 이를 바탕으로 후속 적응증으로 개발 범위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