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업 시그마체인이 10일 서울 명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싸이월드 인수를 완료했다고 밝히며 ‘싸이월드 3.0’ 서비스 재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날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는 김호광 전 싸이월드 대표(현 베타랩스 대표)가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사업권 양수도 절차의 적법성과 데이터 복원·보안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3200만명 이상이 이용했던 국민 서비스의 부활이 누구의 권리를 근거로 진행되는지를 둘러싼 다툼이 표면화된 것이다.

사업권 양수도를 둘러싼 다툼
이번 갈등의 핵심은 싸이월드 사업권이 싸이월드제트에서 싸이커뮤니케이션즈로 넘어가는 과정, 그리고 이를 시그마체인이 인수했다고 주장하는 계약의 효력이다. 김호광 전 대표는 이 양수도 절차 자체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서비스 재개에 앞서 이용자 데이터 보안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싸이월드가 정상적으로 부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업권과 데이터를 둘러싼 절차가 투명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가 성급하게 추진되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문도 데이터 복원 방식, 개발 인력, 자금력, 수익모델, 도메인 확보 여부, 블록체인 활용 방안 등 사업권과 실행력을 검증하는 내용에 집중됐다. 시그마체인 측은 약 170억건에 달하는 과거 데이터를 복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검증 방식에 대한 질의는 계속됐다.

도메인 분쟁과 법적 절차
사업권 다툼은 실제 소송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존 서비스 주소였던 cyworld.com 도메인을 둘러싸고는 처분금지가처분과 영업양수도 계약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앞서 2025년 4월 30일에는 해당 도메인에 대한 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바 있어, 도메인 소유권 자체가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시그마체인은 cyworld.com 도메인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도메인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업권과 도메인이라는 두 갈래의 법적 쟁점을 분리해 서비스 일정을 그대로 밀고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도메인과 계약 효력을 둘러싼 소송 결과에 따라 향후 서비스 운영 주체와 범위가 달라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사업화 계획과 남은 쟁점
시그마체인은 오는 2026년 10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해 2027년 상반기 정식 오픈한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피터한 시그마체인 글로벌 총괄은 이날 간담회에서 싸이월드 3.0의 사업 방향과 향후 서비스 계획을 설명했다. 회사는 자체 메인넷이 초당 30만 TPS의 처리 성능을 KOLAS 인증으로 확보했다고 밝히면서도, 블록체인 활용에 대해서는 자체 코인을 발행하지 않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호광 전 대표는 “이제 코인 이야기를 할 때가 지났다”며 블록체인 기술이 개인정보 삭제와 잊힐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별도로 제기했다.
시그마체인은 국내 서비스 안정화 이후 해외 시장 진출과 함께 국내외 투자 및 파트너십 확대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업권 양수도의 적법성, 도메인 소송의 향방, 170억건 규모 데이터 복원의 신뢰성이라는 세 가지 쟁점이 정리되지 않는 한, ‘싸이월드 3.0’을 둘러싼 권리 관계 논란은 서비스 오픈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같은 층에서 열린 두 개의 기자회견은 싸이월드 부활을 둘러싼 사업권 분쟁이 아직 봉합되지 않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그마체인의 일정대로 서비스가 진행되더라도, 사업권과 도메인을 둘러싼 법적 절차의 결과가 실제 서비스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남는다.